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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목도모형 독서토론회를 하나 하고 있는데, 하루키를 좋아하는 동생이 이 책을 골랐다. 절판된 책. 꼭 이 책이어야 한단다.
나는 이 책이 집에 있는 줄 알고 있지만, 집을 아무리 뒤져도 책을 찾을 수가 없었다. 모임에 취지에 맞게(?) 책을 읽지 않으면, 비싼 저녁을 사야 했기 때문에 책을 꼭 구해야 했다.
# 6. 8. 26
여자친구가 빌려준 책 위쪽에는 도장이 찍혀 있었다. 6. 8. 26. 책을 구입한 날짜. 그녀는 중국으로 돌아가기 전에 공항에서 책을 구입했다고 했다. 이상하리만큼 기억력이 좋은 그녀는 숫자가 찍힌 책을 구입하기 전까지의 이야기를 해줬다. '05~'06년의 겨울 어느날 내가 이 책을 그녀에게 빌려주었다는 이야기 부터... 왜 다 읽은 책을 공항에서 다시 구입을 하였는지...
내가 집에서 책을 찾을수 없어서 책을 가지고 있었던게 맞는지 하고 의심하고 있을때, "오빠는 그 책이 있었어요!" 라는 그녀의 확신에 찬 발언은 이런 이유에서 나왔던 것이였다.
아.. 근데.. 그럼.. 내가 샀던 책은 어디에 간거지?
#
...
"자리를 바꿔 줄까" 하고 내가 묻는다.
"고마워요. 친절하시네요" 하고 그녀가 말한다.
친절한게 아니란다, 하고 나는 쓴웃음을 짓는다. 너보다는 훨씬 따분함에 익숙해져 있을 뿐이란다. 그저 그뿐이란다.
전신주 세기에도 지쳤다.
서른두 살의
데이 트리퍼.
이것은 실패작 하이쿠.
- 서른두 살의 데이 트리퍼 中
#
...
어쩌면 그녀는 이제 거기에 살고 있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만약 아직도 거기에 살고 있다면, 그 창문 안에서 그녀는 지금도 혼자서 버트 바카락 같은 레코드를 계속 듣고 있지 않을까 하는 느낌이 든다.
나는 그때 그녀와 동침했어야 하는 게 아닐까.
이것이 이 글의 테마다.
나로서는 그 해답을 알 수 없다. 지금도 전혀 알 수가 없다. 제아무리 나이를 먹더라도, 제아무리 경험을 쌓더라도, 알 수 없는 것은 얼마든지 있다.
- 창(窓)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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