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행을 가고 싶은 마음에 이 책을 한 번 더 읽었다. 벌써 3번째. 읽은 횟수를 기억하는 이유는 이전에 읽었던 2번 모두 책을 읽고, 그 책을 다른 사람에게 선물했기 때문이다.
신기하게도 이 책을 읽으면, 여행을 가고 싶은 마음보다는 그림을 그리고 싶은 마음, 글을 쓰고 싶은 마음, 혼자 동네를 산책하고 싶은 마음이 더 크게 떠오른다.
이번에는 누구에게 선물을 할까?
그렇다면 여행을 하는 심리란 무엇인가? 수용성이 그 제일의 특징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수용적인 태도를 취하면, 우리는 겸손한 마음으로 새로운 장소에 다가가게 된다. 어떤 것이 재미있고 어떤 것이 재미없다는 고정관념은 버리게 된다. 그곳에 사는 사람들은 우리 때문에 짜증이 난다. 우리가 교통섬이나 좁은 도로에 서서 그 사람들에게는 눈여겨 볼 것이 없는 사소한 것들에 감탄을 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정부 청사 지붕이나 벽에 새겨진 글에 흥미를 느껴 차에 치일 위험을 무릅쓴다. 우리 눈에는 어떤 슈퍼마켓이나 미장원이 유난히 매혹적으로 보인다. 우리는 차림표의 레이아웃이나 저녁 뉴스 진행자의 옷을 꼼꼼히 들여다본다. 우리는 현재의 밑에 겹겹이 쌓여 있는 역사에 민감하게 반응하여, 메모를 하고 사진을 찍는다.
이와 대조적으로 집에 있을 때는 기대감이 별로 작동하지 않는다. 우리는 우리 동네에서 흥미 있는 것은 모두 발견했다고 자신한다. 무엇보다도 우리가 그곳에 오래 살았다는 것이 주된 이유이다. 우리가 10년 이상 산 곳에 뭔가 새로운 것이 나타난다는 생각은 하기 힘들다. 우리는 습관화되어 있고, 따라서 우리가 사는 곳에 대해 눈을 감고 있다.
드 메스트로는 우리의 이런 수동성을 흔들려고 있다. 방 여행을 기록한 두 번째 책 <나의 침실 야간 탐험>에서 그는 창문으로 가서 밤하늘을 올려다본다. 그는 그 아름다움을 보고 좀 더 많은 사람들이 그런 흔하지만 아름다운 광경을 감상하지 못하는 것에 좌절감을 느낀다. “지금 하늘이 잠들어 있는 인류를 위해 펼쳐놓은 이 숭고한 광경을 보고 기끔을 느끼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산책을 나가거나, 극장에서 몰려나오는 사람들이 잠시 고개를 들어 머리 위에서 빛을 발하는 찬란한 별자리를 감상하는 데 무슨 돈이 들까?” 사람들이 그것을 보지 않는 이유는 전에 그렇게 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들은 자신의 우주가 따분하다고 생각하는 습관에 빠져 있다. 실제로 그들의 우주는 그들이 그대에 적당히 맞추어져 있다.
알랭드 보통 - 여행의 기술 中
'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다른 의견을 가질 권리 - 슈테판 츠바이크 <26/50> (0) | 2011.07.12 |
---|---|
2011년 책읽기 중간 점검. (0) | 2011.07.03 |
나누고 쪼개도 알 수 없는 세상 - 후쿠오카 신이치 <24/50> (0) | 2011.06.17 |
스푸트니크의 연인 - 무라카미 하루키 <23/50> (0) | 2011.06.13 |
게으름에 대한 찬양 - 버트런드 러셀 <22/50> (0) | 2011.06.10 |